제로베이스 데이터 취업 스쿨
신용카드 혜택에 숨은 데이터 사이언스
카드 회사가 우리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
“어떤 신용카드를 써야 할까?”
첫 신용카드를 만들 때, 카드를 고르기까지 얼마나 걸리셨나요? 국내 점포에서 1% 적립, 제휴 가맹점 결제액 2% 적립, 대중교통 결제액과 통신비 할인까지. 카드별로 너무나 다양한 혜택들 때문에 이것저것 비교하다 보면 카드 하나 고르는 데에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죠. 적립형 카드를 선택할지, 할인형 카드를 선택할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부터가 쉽지 않고 딱 마음에 드는 혜택만 넣은 카드를 찾기도 힘듭니다. 카드 혜택을 정하는 담당자가 있다면 이 혜택이랑 저 혜택은 왜 같이 넣어주질 않는지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런데 사실 이런 신용카드 혜택을 정한 사람은 바로 고객인 우리들입니다. 각종 혜택들은 전부 우리의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거든요.
출퇴근용과 방구석용 카드
현대카드의 ‘Z카드’ 라인에는 출퇴근용과 방구석용이라는 별칭이 붙은 카드들이 있어요. 출퇴근용 카드는 ‘Z work’, 방구석용 카드는 ‘Z ontact’ 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그 중 Z work는 통근하는 직장인을 위한 카드인데요. 그에 걸맞게 주로 대중교통, 커피, 편의점 결제액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해요. 별로 특이할 게 없는 혜택처럼 보이지만, 직접 일상 속에서 카드를 사용한다고 상상해보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가령 30대 직장인 A 씨가 Z work 카드를 발급받았다고 가정해 볼게요. A 씨는 아침에 버스로 출근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삽니다. 점심에는 제대로 끼니를 챙기는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 허기를 덜어줄 간단한 간식거리만 몇 가지 사들고 와요.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면 다시 버스를 타고, 오늘도 잘 버틴 나를 위해 집 앞 편의점에 들러 맥주도 한 캔 사기로 합니다. 혹시 지금 A씨의 하루를 보면서 ‘이거 내 얘기네?’ 하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보면 어느 직장인에게나 있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니까요. 그런데 A씨는 이 하루 동안 Z work 카드에서 총 네 번의 할인을 받은 셈입니다. 정확하게는 교통비부터 간식비까지 하루 종일 방문하는 모든 곳에서 지출한 금액을 전부 할인받았죠. 그게 크지 않은 금액이더라도 돈을 쓸 때마다 할인을 받고 있으니 A씨 입장에서는 자신이 고른 카드에 굉장히 만족할 거예요.
반면 방구석 카드라고 불리는 Z ontact 카드의 경우는 OTT 서비스 구독 비용, 배달 어플, 온라인 결제액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당연하게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일수록 OTT 서비스를 애용하거나 배달 어플에서 식사를 주문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옷이나 다른 물건을 구매할 때도 직접 나가서 사는 것보단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을 테고요. 물론 두 카드가 ‘3층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혜택들 역시 각각 다른데요. Z work를 사용하며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타다’ 서비스의 할인 쿠폰을, Z ontact 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온라인 쇼핑몰의 쿠폰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혜택도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시대
이렇게 고객의 상황과 취향, 카드를 사용하는 행동 양식에 따라 필요한 카드와 혜택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대중교통 이용이나 오프라인 결제 건이 많은 직장인과, 집에서 일하며 온라인 쇼핑을 좋아하는 프리랜서가 바라는 혜택은 다를 테니까요. 따라서 카드사들은 보다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키고자 특정 고객 ‘군집(Cluster)'에게 꼭 필요한 혜택들을 ‘적중한’ 카드를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무작정 다양한 업종에서의 적립 혹은 할인율을 난발하기보다, 고객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곳 혹은 원하는 곳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중률을 높이는 데에 집중하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전체 고객들의 결제 기록 로우 데이터(Raw data)를 비슷한 것들끼리 묶는 ‘클러스터링’ 작업이 필요합니다. 20대 대학생, 30대 직장인처럼 고객들을 유형별로 분류해서, 그들의 결제 내역을 통해 어떤 패턴을 찾는 거죠. 특정 군집에 속하는 고객들이 어느 시간대에 어디에서 얼마 정도를 결제하는지 시각화 해보면서요. 그래야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꼭 필요한 혜택만 넣은 카드를 출시할 수 있거든요.
Source: 과학기술정책연구원, Metaverse,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
특히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앞서 언급한 현대카드가 이러한 데이터 사이언스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어요. 그 대표적인 예로 ‘3층 시스템’을 꼽을 수 있는데요. ‘3층 시스템'은 고객의 소비 성향과 취향에 맞춰 혜택을 단계별로 제공하는 현대카드만의 방식입니다. 1층은 기본층으로 각 카드가 제공하는 기본 혜택을 나타내고, 2층은 구독층으로 해당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구독 상품 패키지를 추천해요. 마지막으로 3층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고객 개인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여 개인화된 맞춤 혜택을 제시하는 선물층입니다.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눠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속하는 유형에 맞는 혜택은 물론이고, 고객 개개인에게 딱 맞춘 추가 혜택까지 자연스럽게 함께 제시하는 거죠.
무궁무진한 데이터 활용법
나아가 데이터 분석 결과는 카드의 혜택을 구성하는 일 외에도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어요. 예컨대 금융 사기를 예측하거나 범죄에 대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가끔 해외 직구를 하거나 큰 금액을 결제하면 카드사에서 ‘해외 이용 건 - 본인 아닐 시 즉시 신고 바람'등의 문자가 자동으로 발송되거나 유선으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평소 해당 고객의 결제 내역 혹은 유사한 고객들의 결제 데이터와 대조해 보았을 때,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고객에게 알림이 가는 서비스예요. 덕분에 금융 사기 혹은 카드 도용으로 의심되는 결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죠.
이러한 데이터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이미 어플에 표시되는 문구들에도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해 각 고객에게 제일 효과적인 메세지가 노출되도록 테스트하고 있어요. 다른 카드사들 역시 데이터 관련 기술을 도입해 챗봇이나 카드/금융상품 추천 등의 기능들을 내놓는 중이고요. 오늘부터는 신용카드 어플을 사용할 때마다 나에게 어떤 메세지와 상품들이 뜨는지 한번씩 확인해 보세요. 어쩌면 내 데이터와 수요에 딱 맞는 혜택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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