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 커리어 인터뷰
전공을 버리니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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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입니다.
전공을 살려 취업하거나, 다른 길을 가거나.
다른 길을 고른 사람들은 고민합니다. ‘안 해본 일인데 잘할 수 있을까?’ ‘그동안 공부한 것을 버려도 될까?’ 막상 회사에 들어가면 전공의 의미는 크지 않다는 걸 알게 되지만, 전공은 취업준비생에겐 큰 장벽처럼 느껴집니다.
오늘은 전공과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인터뷰이 소개
| 전공과는 다른 길로 이끈 시작점
Q. 전공과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선형 : 조경학과를 선택한 건 수능 점수 때문이었어요. 당시 4대강 사업이 붐처럼 뜨면서 조경을 공부해볼까 생각했지만, 막상 공부해보니 조경이 잘 안맞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전혀 연관이 없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 한 일은 영어학원 Y사의 교육 상담, 응대 업무였어요.
‘더 효율적으로 응대할 순 없을까?’
새로운 길을 여는 질문이었죠.
반복적인 업무에 익숙해지면서 업무에 더 도움되는 방법은 없을지 늘 고민했어요. 직무는 고객상담이었지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와 LMS자동화를 도입했어요. 숫자로 업무 성과를 확인하는 게 흥미로워서 SQL 자격증을 땄어요.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하면서는
온라인 마케팅 시장의 흐름은 어떤지
살펴봤어요. 다음은 ‘우리 회사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서 매출을 내는 것’이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CRM을 파봤고, 퍼포먼스 마케터에서 CRM 마케터로 직무를 전환했어요.
윤이
: 3년 전, 코로나가 터졌잖아요. 준비가 됐든 안됐든 온라인 수업을 해야됐어요. 학교 현장은 여전히 교과서와 칠판 위주였는데 갑자기 PPT로 교재를 만들고, 영상 편집을 해야했어요. 그때 느꼈죠. ‘세상은 빠르게 바뀌었는데 내가 할 줄 아는 건 하나도 없구나.’
또 생각했어요. ‘직업이 다르면 다른 기회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교사라는 울타리에 갇혀서 못 보고 있는 게 아닐까?’ 평생 교사 일만 하기엔 인생이 길지 않나 싶었죠.
Q. 전공을 버리고 새롭게 직업을 정하는 순간, 어떤 마음이었나요?
선형 : 두렵거나 설레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저는 설렘이 더 컸어요. CRM 마케팅은 통계 역량이 필수인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전공자들이 보낸 4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노력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전공은 책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실전은 또 다를 수 있거든요.
윤이
: 솔직히 나이 때문에 불안했어요. 30대 중반이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도 있는 나이니까요. 하지만 “교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돌아가는 게 더 힘들었어요. 지금은 두 번째 찾아온 인생의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공부하고 있죠.
10년 넘게 일한 교직에서 퇴사를 결심하며 업로드한 정윤이 님의 인스타그램. @iamnotateacheranymore
| 그동안 몰랐던 세상에 ‘부딪혀볼 용기’
Q. 새 직업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하셨어요?
선형 : 무작정 들이댔어요. Y사에서 마케터도 아니었는데 세미나도 찾아가고, 외부 교육도 많이 들었어요. 6개월 정도 경험해보니 “실전에 뛰어들어도 되겠다” 는 확신이 들었죠.
마케터로 처음 일을 시작한 건 서른 살이에요. 그때는 ‘여자가 신입으로 일을 시작하기엔 나이가 많지 않나?’ 생각했어요. 그럴수록 더 많이 들으러 다녔어요. 말 그대로 무턱대고 부딪혔죠. ‘다른 데는 어떻게 하지?’ 궁금해지면, 바로 지인에게 ‘이쪽 분야에 아는 사람 있느냐, 만나게 해달라’고 묻고 찾아갔어요. 구글링, 독서, 강의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큼 좋은 게 없어요.
윤이
: 10년을 일한 교직을 내려놓고, 빠르게 다른 직무로 일할 수 있는 부트캠프를 찾아봤어요. 여러 곳 중에서 제로베이스는 이름처럼 아예 해본 적 없는 사람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죠. 지금은 배워야 할 것들이 엄청 많아서 괴로움이 커요.(웃음)
매일매일이 도전이에요.
영어 선생님으로 오래 일했다 보니까 기본적인 마케팅 용어 하나하나 다 새롭거든요. CAC, ROAS, … 영어로 치면, be동사부터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분이에요. 과제를 받으면 과제 속 단어부터 검색하고 있어요. 강의도 다시 듣고, 또 듣고…. 하루 10시간을 꼬박 매달려요.
Q.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선형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0이라는 것. ‘그냥’ 해보는 게 중요해요. 마음 무겁게 고민하거나, 생각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어요.
윤이
: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요.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막막해서 절대 못할 것 같았는데, 어렵고 힘들지만 어찌됐든 해내더라고요. 배우는 입장이니 부딪히고 깨져도 상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실무에 투입될 날을 상상하면서 하루하루 채워나가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 전공을 벗어나면, 더 많은 선택지가 보이니까
Q. 두 분은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선형
: 조경학을 전공하고, 교육 상담에서 시작해, 퍼포먼스 마케터, CRM 마케터까지 경험해봤는데요. 이제는 기획자라는 직무도 꿈꿔보고 있어요. 마케터로 일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드민이나 개발 기능에 대해 개발자와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이 생겨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수도 있고, 필요한 기능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죠.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윤이
: 교사 경력이 길다 보니까 교육 분야를 선택한다면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이왕 새로운 길을 가보는 거니 그동안 관심 있던 분야로 일을 시작해보고 싶어요. 뷰티, 패션 쪽에 오랫동안 관심이 있었거든요. 이제는 뷰티, 패션 분야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해보고 싶어요.
만약 교사로 계속 일했다면 새로운 꿈은 품어보지 못했겠죠?
 ̄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에서 출발했지만,
각자의 꿈을 향해 가는 길에서 똑같은 가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지금 도전해도 된다는 믿음입니다.
시작은 누구나 제로베이스부터.
한 걸음씩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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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 제로베이스 커리어 인터뷰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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