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보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

스타트업 데이터 분석의 시작, PMF

인사이트 by 제로베이스

데이터 분석을 위한
불변의 루트

지난 글에서는 스타트업과 데이터 분석의 관계를 서로를 향한 마음은 굴뚝같지만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 슬픈 사랑에 빗대어 설명했다. 워낙 복잡한 관계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연애를 거쳐 백년가약을 맺기까지의 과정이 있듯이, 데이터 분석에도 성공을 위한 불변의 루트가 존재한다. 아주 심플한 루트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 과정에 존재하는 장애물을 얼마나 빠르고 영민하게 지나는지에 따라 데이터 분석의 성패가 갈린다.

데이터 분석 루트
Step 0 설계
Step 1 데이터 수집
Step 2 지표 설정
Step 3 실험 반복


루트라고 하면 보통 하나의 단계가 끝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루트는 루트보단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루프(loop)에 더 가깝다. 설계 데이터 수집 → 지표 설정 → 실험 반복을 통해 조직에 가장 적합한 방식과 속도를 찾아내는 과정. 그것이 바로 모든 회사가 바라는 데이터 분석의 정도(正道)이다.

모든 분석의 전제
PMF

앞서 정의한 데이터 분석의 정도를 따라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 이다. 여기서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한다는 것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Product-Market-Fit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PMF란 제품이 좋은 시장에서 그 수요를 만족시키는 상태 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수요란 일상의 불편을 야기하는 모든 pain point를 의미한다. 즉, 스타트업이 고객의 pain point를 명백하게 정의하고 그에 걸맞은 설루션을 완벽하게 제공한다면 PMF를 찾았다고 할 수 있다. PMF를 발굴하는 여러 가지 방법론들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PMF를 찾는 방법이 아닌, 우리 제품이 PMF의 상태에 있는지 데이터로 증명하는 방법 을 설명하고자 한다.

PMF를 증명하는 방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500 Startups의 창립자 데이브 맥클루어의 AARRR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한층 더 정확한 PMF 분석을 할 수 있다. AARRR 프레임워크란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의 앞 글자를 딴 약어로서
사용자의 유입, 활성화, 재구매, 추천을 거쳐 매출에 이르기까지의 퍼널(funnel) 을 상징한다. 물론 비즈니스마다 유입에서 매출 사이의 구체적인 과정과 순서가 다를 수 있지만, 유입과 매출까지의 고객 여정 퍼널이 데이터 분석의 뼈대가 된다 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AARRR은 워낙 중요한 내용이므로 나중에 한번 더 다루기로 하고, 지금은 AARRR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PMF를 증명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PMF를 증명하는 방법

1. 퍼널 설정

AARRR은 기본적으로 유입에서 시작해 매출로 끝나지만 어떤 제품/서비스의 경우에는 매출 이후에 재구매와 추천이 일어난다. 이처럼 비즈니스의 본질과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고객 여정 퍼널을 설정하되, 특별히 고려할 사항이 없는 일반적인 경우엔 AARRR의 퍼널을 그대로 따른다.

2. PMF 지표 설정

이제는 아래 예시와 같이 각 퍼널 별로 PMF를 증명할 만한 가장 핵심적인 지표를 설정한다. 예를 들어, Acquisition 퍼널의 PMF를 측정할 때는 유료 광고를 통해 유입된 사용자를 제외한 Organic 사용자의 수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자료= 고객 여정 퍼널에 따른 PMF 지표 예시. 원 작성자 제공

3. 지표 별 기준 설정하기

다음으로 각 지표별로 PMF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운다.

자료= 원 작성자 제공

4. 지표 관찰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일정 기간을 두고 미리 정해둔 지표를 관찰하기만 하면 된다. 극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관찰 주기를 길게 잡는 것이 좋지만 그 기간에도 여전히 리소스가 투입되므로 최대 관찰 기간을 정해두고 지표를 관찰하도록 하자.

5. 결론 도출

모든 지표가 Strong PMF를 충족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생각보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물론 한두 개의 지표가 기준에 미달하는 즉시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눈여겨보아야 할 지표는 따로 있다. 바로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증명하는 지표이다.

수익성 이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가? = Revenue
지속성 같은 고객을 통해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가? = Retention

Revenue와 Retention 퍼널의 PMF 지표는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이 두 가지만 증명이 되면 사실상 PMF의 기본 조건을 충족했다 고 볼 수 있다. 그 외의 퍼널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지만, 이 지표들은 실험으로 개선되지 않을뿐더러 개선된다 해도 명백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지표가 Strong PMF로 판명되면 더 달려갈 여지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엔 제품의 본질을 하루빨리 수정해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

지금까지 살펴본 PMF 분석은 극 초기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고객의 pain point와 비즈니스의 본질을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 삼아서라도 이 분석을 꼭 해보길 당부하며 이 글을 마친다.

  • *이 콘텐츠의 원문은 Jin Tonic 님의 브런치입니다. 제로베이스 미디어에서 더욱 다양한 필진의 인사이트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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